어진 리더는 왜 무능하다는 오해를 받는가 | Brunch 再讀 11

어진 리더는 왜 무능하다는 오해를 받을까? 착함과 실력, 성과와 인격 사이의 균형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의 본질을 살펴봅니다.

어진 리더는 왜 무능하다는 오해를 받는가

착함과 실력 사이, 이상과 현실의 첫 번째 충돌


『관계의 리더십 1』을 통해 우리는 리더십의 본질이 어진 마음과 책임이라는 보이지 않는 운영체제(OS)에 있음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많은 독자분들이 이 부분에 깊이 공감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공감 뒤에는 쉽게 꺼내지 못한 또 다른 질문이 숨어 있었습니다.

“어진 마음이 중요한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분기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저는 무능한 리더가 됩니다.
현장은 인격보다 결과를 먼저 묻습니다.”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단단하고 냉정합니다. 그래서 『관계의 리더십 2』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하려 합니다. 리더가 품은 이상과 조직이 요구하는 현실이 충돌하는 그 틈에서, 진짜 리더십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 보려 합니다.


효율의 함정 :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침묵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조직은 효율과 속도를 최고의 가치처럼 여깁니다. 성과는 숫자로 평가되고, 리더는 그 숫자를 만들어 내는 사람으로 기억됩니다.

그래서 단기간에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구성원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리더는 결단력 있고 유능한 사람으로 평가받습니다. 반대로 사람을 먼저 살피고, 구성원의 성장을 기다려 주는 리더는 느리고 답답한 사람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첫 번째 오해가 시작됩니다.

조직은 어진 태도를 실력 부족으로 해석하기 시작합니다.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은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신중한 결정은 우유부단함으로, 기다림은 실행력 부족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자주 놓치는 사실이 있습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숫자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무리해서 만들어낸 성과는 잠시 화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구성원은 지치고, 신뢰는 무너지고, 조직은 보이지 않는 균열을 품기 시작합니다.

전차는 빠르게 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료가 바닥나면 결국 멈추고 맙니다.

성과를 만드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성과를 오래 지속시키는 힘은 숫자 뒤에 숨어 있는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숫자의 침묵을 읽지 못하는 리더십은 결국 시한폭탄을 안고 달리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착함의 도피 : 인격이라는 이름의 비겁함

그렇다고 조직의 평가가 모두 틀린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어진 리더'라는 이름 뒤에 숨어 리더가 해야 할 결정을 미루는 사람도 있습니다.

갈등을 피하고 싶어서, 누군가에게 싫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좋은 사람으로만 남고 싶어서 결정을 계속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짊이 아닙니다.

어진 리더십은 오히려 가장 어려운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필요하다면 구성원의 부족함도 이야기해야 하고, 잘못된 방향이라면 조직 전체를 위해 멈추게 해야 합니다.

때로는 잠시 미움을 받더라도 더 큰 실패를 막기 위해 결단해야 합니다.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침묵하는 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평판을 지키려는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조직은 착한 사람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조직이 거부하는 것은 착함을 결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리더입니다.

실행력이 없는 선의는 결국 조직을 방임으로 이끌 가능성이 큽니다.


실력 있는 어짊

그렇다면 어진 운영체제가 현실이라는 차가운 하드웨어 위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실력 있는 어짊.

따뜻한 마음만으로는 조직을 지킬 수 없습니다. 시장과 환경을 읽는 통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시스템을 설계하는 실행력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실력만 있고 어짊이 없다면, 조직은 성과는 얻을지 몰라도 사람을 잃게 됩니다.

실력 없는 어짊은 조직을 위태롭게 만들고, 어짊 없는 실력은 사람을 소모시킵니다.

진짜 리더십은 냉철한 실력으로 조직을 세우고, 어진 마음으로 그 조직을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균형입니다.


맺으며

리더는 두 가지 유혹 앞에 자주 서게 됩니다.

하나는 성과만을 위해 사람을 희생시키는 유혹이고, 다른 하나는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책임을 미루는 유혹입니다.

참된 리더십은 그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습니다.

성과를 만들되 사람을 잃지 않고, 사람을 사랑하되 책임을 피하지 않는 것.

그 균형 위에 조직은 오래 살아남습니다.

당신은 지금 비난받지 않기 위해
착한 리더의 가면을 쓰고 있습니까?

아니면 잠시 오해를 받더라도
조직을 살리는 어진 리더의 길을 걷고 있습니까?

무능하다는 오해를 너무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어진 운영체제가 성과라는 현실의 언어로 번역되기 시작하는 순간, 그 리더십은 누구도 쉽게 흔들 수 없는 조직의 가장 깊은 토대가 됩니다.

* 이 글은 작가가 브런치에서 기록해온 리더십 에세이 중 하나입니다. 매주 한 편씩 브런치 다시읽기로 배달합니다.(비즈만나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