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을까요?"

"남들도 다 한다" 관행에 속지 마라: 잠언 11장에서 찾은 '정직한 경영' 3가지

“다들 그렇게 하니까”라는 말 앞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중세 런던 상인들의 ‘정직한 저울’ 이야기에서 출발해 AI 윤리와 데이터 투명성, 그린워싱의 문제를 돌아봅니다. 익숙한 관행에 휩쓸리지 않고 정직을 선택하는 윤리적 용기와 책임을 생각합니다.
BUSINESS THEOLOGY · LEADERSHIP · ETHICS

“다들 그렇게 하니까.”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 말은 생각보다 쉽게 들립니다. 오래된 관행이라는 이유로 잘못된 것을 묵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장의 모습이 아무리 달라져도 신뢰의 출발점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결국 누군가는 익숙한 관행 앞에서 멈추고, 다시 묻게 됩니다. 이것이 정말 옳은가.

중세 런던 시장에서 정직한 저울을 사용하는 상인들을 표현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중세 런던 시장의 ‘정직한 저울’을 표현한 장면

“다들 그렇게 하니까”라는 함정

어느 산업에나 쉽게 바뀌지 않는 관행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 관행이 오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옳다고 여겨지는 순간입니다. “원래 다 그래요.” “어쩔 수 없어요.”라는 말은 불편한 질문을 멈추게 합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면서도 아무도 먼저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방식은 어느새 하나의 기준이 되어버립니다.

비즈니스에서 윤리는 거창한 선언보다 작은 선택에서 드러납니다. 고객에게 무엇을 알려주는지, 거래에서 어떤 정보를 공개하는지, 경쟁자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 같은 일상의 선택이 결국 기업의 신뢰를 만듭니다.

중세 런던의 두 상인이 지킨 것

켄 엘드레드(Ken Eldred)의 『통합된 삶(The Integrated Life)』에는 중세 런던의 두 식료품 상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당시에는 고기와 식료품의 무게를 잴 때 부정확한 저울과 무게추를 사용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 상인은 그것을 단순히 업계의 방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저울을 확인하고 정확한 무게를 사용하도록 서로에게 책임을 물었습니다. 다른 상인들이 부정직한 방법으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이런 선택은 결코 편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정직하게 거래하는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은 개인의 양심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서로 높은 기준을 지키도록 격려했던 그들의 모습은 이후 영국의 무역 협회인 리버리 컴퍼니(The Livery Companies)와 연결되며, 직업의 품질과 윤리적 기준을 중요하게 여기는 전통의 한 사례가 되었습니다.

윤리적 기준을 세우기 위해 협력하는 사람들을 표현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함께 기준을 세우고 지켜가는 사람들

정직한 저울은 신앙의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이 상인들이 정확한 저울을 고집했던 이유에는 성경의 가르침이 있었습니다. 잠언은 거래에서 사용하는 저울과 무게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정직과 공의의 문제로 바라봅니다.

“주님은 속이는 저울을 미워하시지만, 정확한 무게추는 기뻐하신다.”
잠언 11:1

잠언 16장과 20장에서도 정직한 저울과 무게추를 강조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정확하게 물건의 무게를 재는 기술이 아닙니다. 거래 상대방을 속이지 않는 태도, 그리고 사람 앞에서뿐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는 의식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도 같은 방향을 보여줍니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 비즈니스의 언어로 바꾸면 내가 고객이라면 어떤 정보를 받고 싶은지, 내가 거래 상대라면 어떤 대우를 받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마태복음 7:12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윤리적 문제를 상징하는 기울어진 저울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부정직한 저울’을 상징하는 장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새로운 저울

오늘날에는 저울을 직접 속이지 않아도 거래의 균형을 기울게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조작과 오용, AI의 편향, 과장된 친환경 홍보, 복잡한 약관 뒤에 숨겨진 비용처럼 새로운 형태의 윤리적 문제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무게추가 보였지만 지금은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와 AI가 의사결정에 깊이 들어올수록 결과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이 공정했는지를 묻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정직의 기준까지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무엇을 숨기고 무엇을 공개할 것인지,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판단하는 사람의 책임은 더 커집니다.

윤리는 혼자 지키기보다 함께 세워집니다

두 상인의 이야기가 오늘날에도 의미가 있는 이유는 그들이 혼자 정직하려 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서로의 저울을 확인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물었습니다. 한 사람의 결단이 다른 사람의 결단과 만났을 때 개인의 양심은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이나 산업 안에서 잘못된 관행을 발견했을 때 “다들 그렇게 하니까”라는 말로 지나칠 것인지, 아니면 더 나은 기준을 함께 만들어갈 것인지는 결국 사람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BIZMANNA INSIGHT

나는 지금 어떤 저울을 사용하고 있는가

윤리는 거창한 순간보다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에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을 때 혼자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직에는 때때로 용기가 필요합니다.

비즈니스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저울은 꼭 실제 저울일 필요는 없습니다. 가격을 정하는 방식일 수도 있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정보일 수도 있으며,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준이나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받아들이는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저울이 나에게 유리한가가 아니라, 그 저울이 상대방에게도 공정한가를 묻는 것입니다.

중세 런던의 상인들이 지키려 했던 것은 결국 저울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거래하는 사람 사이의 신뢰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기준이었습니다. 오늘의 비즈니스에서도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들 그렇게 하니까”라는 말 앞에서 한 번 더 멈춰 서는 것.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어떤 저울을 사용하고 있는가.” 어쩌면 그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이 우리가 만드는 비즈니스의 진짜 기준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