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창업가’라는 말을 들으면 회사를 세우고 투자를 받아 큰 사업을 만들어가는 사람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창업가 정신을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기술과 경험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스스로 길을 만들며, 자신이 가진 것을 세상에 연결하는 태도입니다. 그렇다면 창업가 정신은 사업가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책임지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요.
한때 사람들은 자신의 기술로 생계를 만들었습니다
약 200년 전의 사회를 돌아보면 많은 사람들이 농부, 목축업자, 대장장이, 제빵사, 수레 제작자처럼 자신의 기술과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오늘날의 기업과 직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낯선 모습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자신이 가진 기술을 직접 사용하고, 지역 사회의 필요를 해결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경제활동의 한 형태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가 더 좋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있었고, 그것을 자신의 삶과 연결해야 했습니다. 자신의 기술이 곧 생계였고, 자신의 평판이 곧 사업의 기반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업가 DNA’는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 인간이 자신의 능력으로 삶을 만들어가는 오래된 방식에 가깝습니다.
산업화는 우리에게 안정적인 월급을 가져왔습니다
산업혁명과 함께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공장과 기업이 성장하면서 자신의 사업을 직접 운영하지 않아도 조직에 들어가 정기적인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많은 사람에게 안정성을 제공했습니다. 동시에 일의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며, 조직의 규칙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중요한 능력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스스로 사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울 기회를 점차 잃어갔습니다. 과거의 견습 제도처럼 실제 현장에서 기술을 배우던 방식도 약해졌습니다.
물론 조직에서 일하는 것과 창업은 서로 대립하는 선택이 아닙니다. 문제는 직업의 형태보다 자신의 일을 얼마나 주체적으로 바라보느냐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창업가 정신은 회사를 만드는 것보다 먼저 시작됩니다
오늘날 창업가 정신을 이야기하면 흔히 회사를 세우는 일부터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업자등록을 하는 순간 창업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방법을 찾고, 필요한 것을 배우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며, 실패한 뒤 다시 시도하는 과정 자체가 창업가적인 태도입니다.
문제 해결 능력, 빠른 학습, 네트워킹과 협업, 끈기와 회복력도 결국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세상이 정해준 답을 기다리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창업가 정신은 직장인에게도 필요합니다. 자신의 업무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는 사람,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사람, 다른 부서와 연결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는 사람도 이미 자신의 일 안에서 창업가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해온 일이 결국 나를 준비시킵니다
한 사람의 삶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경매 사업, 전당포, 소매점, 록밴드 활동 등 서로 다른 경험들이 훗날 사진 현상소와 카페, 상업 사진 사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관계없어 보였던 경험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자산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창업을 준비한다는 것은 반드시 창업에 관한 책만 읽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사람을 만나면서 무엇을 익히고 있는지, 실패하면서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를 돌아보는 것도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삶은 때때로 우리가 계획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우리를 준비시킵니다. 중요한 것은 경험의 종류보다 그 경험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입니다.
성경은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오래전부터 보여주었습니다
창업가 정신은 성경의 여러 인물과도 연결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목축과 자산 관리, 노아의 방주 건설, 다윗의 목자 경험, 느헤미야의 예루살렘 재건, 바울의 천막 제작 등이 그 사례로 제시됩니다.
이 인물들을 현대적인 의미의 ‘창업가’라고 그대로 부르는 것은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삶에서 맡겨진 일을 수행하고, 자원을 관리하며, 사람들과 함께 어떤 일을 이루어간다는 관점에서는 오늘의 일과 연결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바울에게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만은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손으로 일하고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태도 역시 신앙의 일상 안에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창업가 정신을 신앙의 언어로 다시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내가 가진 능력과 경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내가 만든 것이 누구에게 유익을 줄 것인가. 그리고 내 일이 단지 나의 성공을 넘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를 묻는 것입니다.
창업가 DNA는 ‘내 일을 만든다’는 태도입니다
창업이라는 단어는 때때로 우리를 부담스럽게 만듭니다. 자본도 필요하고, 사업계획도 필요하며, 실패의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창업은 특별한 사람들의 선택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창업가 정신을 조금 다르게 정의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것은 반드시 회사를 세우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일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입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배울 것을 찾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자신의 업무 안에서 작은 변화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사업을 하고 있다면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다시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의 경험을 다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시작할 것인가’보다 ‘나는 내 삶을 얼마나 주도적으로 살아가고 있는가’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일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자신의 책임으로 결과를 만들어가는 사람은 이미 자신의 일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안의 창업가 DNA를 깨운다는 것은 더 큰 사업을 시작하라는 뜻이 아닐 것입니다. 지금 내게 주어진 경험과 능력을 다시 바라보고, 그것으로 누군가에게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창업은 사업의 시작이기 전에, 삶을 바라보는 하나의 태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