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을까요?"

모든 일을 잘하려다 중요한 걸 잃는 리더에게: 요한복음으로 본 '우선순위 경영' 가이드

모든 일을 잘해내려는 노력은 때로 정작 중요한 결실을 놓치게 합니다. 요한복음 15장의 참포도나무 말씀을 통해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거룩한 가지치기’의 지혜를 살펴봅니다. 바쁨에서 벗어나 다음 세대에 자리를 내어주고 삶의 여백과 본질에 집중하는 리더십을 생각합니다.
LEADERSHIP · LIFE · PURPOSE

모든 일을 잘해내려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을 위한 여백이 사라집니다. 의미 있는 활동을 오래 이어가는 것과 모든 활동을 계속 붙들고 있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때로는 좋은 일을 내려놓아야 더 깊은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포도나무 가지치기를 통해 열매를 맺게 하는 리더십을 표현한 일러스트
더 많은 가지가 아니라, 더 깊은 결실을 위한 가지치기

좋은 일을 내려놓는다는 것

저는 수년간 두 개의 지역 공공협회에서 핵심 멤버로 활동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비즈니스 리더들과의 교류와 여러 프로젝트는 개인적으로도, 사업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조찬 기도회에 참여하며 일터와 지역사회를 섬기는 보람도 누렸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일과 생활의 일정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빽빽해졌습니다. 각각의 활동은 의미가 있었지만, 그 모든 일을 계속해 나가느라 깊이 생각하고 중요한 우선순위를 살필 시간이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하루를 가득 채우는 일과 삶을 충실하게 사는 일이 언제나 같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이어온 공공협회 활동을 정리하고, 조찬 기도회 봉사도 다음 세대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활동이 의미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시간이 소중했기에 쉽게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붙드는 것만이 책임은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다음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를 다시 살피는 일도 책임의 일부였습니다.

일정과 업무 사이에 여백을 확보하는 시간관리 일러스트
여백은 남는 시간이 아니라 중요한 것을 돌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가지치기는 성장을 포기하는 일이 아닙니다

포도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가지치기가 필요합니다. 마른 가지를 잘라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는 가지도 솎아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모든 가지를 그대로 두는 것이 나무를 아끼는 방법은 아닙니다. 남겨둘 가지에 영양분이 충분히 닿도록 하는 일이 더 나은 결실로 이어집니다.

일과 삶에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일정이 늘 가득 차 있고 모든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을 때 대응할 여유가 없습니다. 생각을 정리하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시간도 부족해집니다. 여백은 게으름이나 비효율이 아니라, 삶과 조직이 건강하게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여유 용량입니다.

리더가 모든 일을 직접 맡고 모든 기회에 응답하면 당장은 유능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방식이 오래 지속되면 판단의 깊이와 일의 완성도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가지치기는 더 적게 성취하겠다는 선언이 아닙니다. 무엇에 시간과 힘을 쏟아야 하는지 분명히 하려는 선택입니다.

모든 좋은 기회를 붙드는 것이 언제나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어떤 결실을 맺을 것인지에 따라 내려놓을 것도 달라집니다.

무엇을 남길 것인지 먼저 물어야 합니다

활동을 줄이려 할 때 우리는 흔히 무엇을 포기할지부터 고민합니다. 하지만 질문을 조금 바꾸면 판단이 달라집니다. 지금 내가 지키고 싶은 핵심은 무엇인지, 어떤 일이 내 역할과 책임에 가장 가까운지, 그리고 어떤 활동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잘 이어질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입니다.

실천은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참여한 모임과 회의, 프로젝트를 적어보고 각각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꼭 내가 해야 하는 일인지, 계속 참여하는 이유가 가치 때문인지 아니면 익숙함과 의무감 때문인지 질문해 보는 것입니다. 내가 빠져도 잘 운영될 수 있는 활동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넘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좋은 일과 중요한 일은 겹칠 때도 있지만 늘 같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기대를 모두 충족하려다 보면 정작 자신이 책임져야 할 일에 충분한 시간을 쓰지 못할 수 있습니다. 모든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책임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맡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분별하는 일 역시 책임 있는 판단입니다.

가지치기 이후 열매를 맺는 포도나무를 통해 결실의 의미를 표현한 일러스트
비워낸 자리에서 더 깊은 결실이 자랄 수 있습니다

열매를 맺는 삶에는 때가 있습니다

성경은 삶의 모든 일이 같은 방식으로, 같은 시기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한때 우리에게 의미 있었던 역할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할 때가 옵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는 용기만큼이나, 그 일을 마치고 다음 세대가 이어갈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
요한복음 15장 2절

가지치기의 비유는 더 많은 일을 해내려는 마음보다 무엇에 뿌리를 두고 살아가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활동을 줄인 뒤 생긴 여백은 또 다른 일정으로 서둘러 채워야 할 빈칸이 아닙니다. 깊이 생각하고, 배우고, 관계를 돌보고,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차분히 분별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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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은 자리에서 삶의 방향이 선명해집니다

우리는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성실함의 증거로 여기곤 합니다. 일정이 많고 여러 역할을 맡고 있으면 필요한 사람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내려놓는 순간에는 기회를 놓치거나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것은 아닐지 망설이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자리를 지키는 것이 책임의 전부는 아닙니다. 오래 맡아온 역할을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일은 그 사람의 성장을 믿는 일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가능성을 정리하는 것은 일과 삶을 더 오래 지속하기 위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가지치기는 무엇을 잃을지에 대한 결정처럼 보이지만, 실은 무엇을 자라게 할 것인지에 관한 결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는가만이 아니라, 내가 지키고 싶은 가치와 관계, 그리고 맡겨진 책임에 얼마나 깊이 마음을 기울였는가일 것입니다.

지금의 삶과 일에서 계속 붙들고 있는 좋은 것들 가운데, 더 중요한 결실을 위해 조용히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