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조직을 재편하며 미래를 준비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 변화를 이끌어야 할 리더들은 얼마나 달라지고 있을까요.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는데 리더의 생각과 행동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요?
글로벌 리더십 연구기관 DDI가 발표한 조사 결과는 이 질문을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50개국 이상에서 1만 1,395명의 리더와 2,519명의 인사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예측하고 대응할 준비가 충분하다고 느끼는 리더는 17%에 불과했습니다.
리더의 19%는 업무를 마칠 때마다 완전히 소진된 느낌을 자주 경험한다고 답했습니다. 조직은 더 빠른 변화와 높은 성과를 요구하지만, 정작 변화를 이끌어야 할 리더 자신도 그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기술은 달라졌는데 리더의 생각은 그대로다
과거에는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쌓는 것이 리더십의 중요한 기반이었습니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조직의 방향을 결정하며,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경험은 리더에게 중요한 자산이었고, 조직은 그 경험을 신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어제의 성공 경험이 오늘의 해답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AI는 업무의 경계를 바꾸고 산업의 경쟁 구도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과거에 효과적이었던 의사결정 방식과 조직 운영 방식도 다시 살펴봐야 하는 시대입니다.
DDI 조사에서 리더의 87%는 자신의 역량이 시대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AI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되었다고 답한 리더는 81%였지만, 새로운 기술을 성공적으로 활용할 준비가 충분하다고 느끼는 리더는 14%에 그쳤습니다.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조직에 AI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리더십까지 발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은 달라졌지만 리더의 판단 기준과 일하는 방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 조직의 변화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리더가 조직을 불안하게 만든다
리더의 준비 부족은 개인의 역량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리더가 변화의 방향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 구성원은 불확실성을 느낍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면서 업무와 역할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려주지 않는다면 직원들은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게 됩니다.
변화의 이유는 설명하지 않은 채 결과만 요구하는 조직에서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리더가 기술의 가능성만 강조하고 구성원이 느끼는 불안과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기술 도입은 발전보다 피로와 불신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변화에 준비된 리더는 모든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필요한 지식을 배우며 구성원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사람입니다. 변화가 빠를수록 완벽한 정답을 제시하는 능력보다 함께 방향을 찾아가는 태도가 중요해집니다.
리더가 된 순간 배움이 멈춰서는 안 된다
조직에서 직책이 높아질수록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기 어려워집니다. 오랜 경험과 성과가 권위가 되고,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이 익숙한 기준으로 자리 잡기 때문입니다. 다른 의견을 듣기보다 자신의 경험으로 문제를 해석하고, 새로운 질문보다 기존의 답을 반복하게 됩니다.
그러나 리더가 된다는 것은 더 이상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책임이 커질수록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태도가 중요해집니다. 자신의 경험만으로 모든 상황을 판단하려는 리더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쉽게 한계에 부딪힙니다.
때로는 자신보다 젊은 구성원에게 배워야 하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기술과 업무 방식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리더의 권위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배울 수 있는 열린 태도에서 더욱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기술을 도입하는 것과 사람을 준비시키는 것은 다르다
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시스템과 비용, 생산성을 먼저 계산합니다. 그러나 기술이 조직에 제대로 정착하려면 사람에 대한 준비도 필요합니다.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울 기회를 갖고 있는지, 자신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해하고 있는지, 변화에 대한 불안과 의견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해와 참여가 없다면 조직의 변화는 기대만큼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리더가 기술의 도입을 성과로만 판단하면 구성원은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대상으로 남게 됩니다.
변화는 조직의 위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실제로 완성되는 곳은 구성원들이 일하는 현장입니다. 리더가 변화의 방향을 정하는 사람이라면 구성원은 그 변화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리더의 역할은 변화의 속도를 높이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포함됩니다.
이제 리더십도 달라져야 한다
AI 시대의 리더가 반드시 기술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이 가져오는 변화를 이해하고, 그것이 사람과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만큼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리더십은 과거처럼 경험과 직책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보다 얼마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얼마나 빠르게 결정하는가보다 얼마나 다양한 의견을 듣고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가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을 이해하는 리더십의 가치는 오히려 더 커질 수 있습니다. AI가 많은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에도 조직의 방향을 판단하고, 신뢰를 만들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끌어가는 일은 여전히 리더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AI 시대,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사람은 리더 자신입니다
AI는 이미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과 새로운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기술을 도입하면서도 과거의 방식으로 사람을 대하고, 익숙한 경험만으로 미래를 판단한다면 조직은 겉으로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쩌면 리더에게 가장 어려운 변화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오랫동안 옳다고 믿어온 생각을 다시 살펴보고, 자신의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직책이 높아질수록 배우는 사람보다 가르치는 사람이 되기 쉽지만, 새로운 시대에는 리더 역시 가장 먼저 배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조직의 변화는 새로운 시스템을 설치한다고 완성되지 않습니다. 리더가 달라지고, 구성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서로의 지혜를 모으는 방식이 달라질 때 비로소 변화는 조직의 문화가 됩니다.
AI가 달라진 만큼 리더십도 달라져야 합니다. 과거의 성공을 지키는 데 머무르기보다 새로운 가능성을 배우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기술의 변화는 시대가 만들지만, 그 시대를 살아가는 리더의 변화는 자신에게서 시작됩니다.
SOURCES
DDI, “Global Leadership Forecast 2027: Relentless Change Outpaces Leaders, and Performance Pays the Price.”
The Business Journals, “Many leaders aren't ready to navigate major change. That could be costly.”
이 글은 DDI의 글로벌 리더십 조사와 관련 보도를 바탕으로, AI 시대 리더의 변화 대응 역량과 지속적인 배움, 사람 중심의 리더십을 비즈만나의 관점에서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