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을까요?"

성과를 넘어 사람을 남기는 리더: 오래 기억되는 리더의 조건

성과로 기억되는 삶과 사람의 마음에 남는 삶은 무엇이 다를까요? 데이비드 브룩스의 『인간의 품격』과 전도서의 지혜를 통해, 직함과 숫자 너머에 남는 인품과 삶의 유산을 생각합니다.
ESSAY · HUMANITY · LEADERSHIP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쌓습니다. 경력과 직함, 돈과 성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이력도 차곡차곡 늘어갑니다. 하지만 삶의 마지막 자리에서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조금 다를지도 모릅니다. 무엇을 이루었는가보다 어떤 사람으로 남았는가. 데이비드 브룩스가 말한 ‘이력서용 덕목’과 ‘추도사용 덕목’의 차이는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묻게 합니다.

이력서용 스펙과 추도사용 덕목을 저울질하며 진짜 성공의 의미를 표현한 심플한 일러스트
이력서에 남는 것과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두 장례식이 보여준 서로 다른 삶의 흔적

얼마 전, 같은 주에 지역 사회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두 어르신의 장례식에 연이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두 분 모두 한평생 활발하게 활동하셨기에 장례식의 모습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두 자리의 풍경은 상당히 달랐습니다.

첫 번째 장례식에는 자녀와 손주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사람들은 고인과 함께했던 시간을 이야기했고, 그가 남긴 인품과 기억을 나누었습니다. 멀리서 찾아온 사람부터 지역 주민까지 식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한 사람이 살아오면서 맺었던 관계와 남겼던 영향이 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는 듯했습니다.

며칠 뒤 찾은 두 번째 장례식은 달랐습니다. 참석한 사람은 열 명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고인과 가까운 목회자도 없어 외부에서 급히 목사를 모셔야 했습니다. 그분 역시 오랫동안 바쁘게 일했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았지만, 마지막 자리에서 드러난 것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많이 가진 삶과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남는 삶은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비즈니스 그래프와 인간적 유대를 대비하여 보여주는 오픈북 일러스트
성과로 측정되는 삶과 관계로 기억되는 삶

이력서에 남는 덕목과 추도사에 남는 덕목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인간의 품격(The Road to Character)』에서 우리가 살아가며 추구하는 가치를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하나는 ‘이력서용 덕목(Resume Virtues)’이고, 다른 하나는 ‘추도사용 덕목(Eulogy Virtues)’입니다.

이력서용 덕목은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한 능력입니다. 전문성, 기술, 학력, 직함, 연봉과 같은 것들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반면 추도사용 덕목은 한 사람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정직, 친절, 용기, 공감, 신뢰, 그리고 다른 사람과 맺은 관계가 여기에 속합니다.

구분 이력서용 덕목 추도사용 덕목
관심 성과와 전문성 인품과 관계
평가 직함, 성과, 시장 가치 신뢰, 사랑, 공동체에 남긴 영향
기억 경력과 업적 함께했던 사람들의 기억

두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전문성과 역량은 일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입니다. 다만 이력서에 기록되는 것만으로 삶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성과를 쌓는 동안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따뜻한 빛의 나무 아래서 공동체와의 연결을 성찰하는 사람의 일러스트
사람의 삶은 결국 관계 속에서 흔적을 남깁니다

장례식은 우리가 무엇을 남기고 있는지 묻게 합니다

장례식은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삶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살아 있을 때는 직함과 재산, 성과가 사람을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지막 자리에서는 함께했던 시간과 관계가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끝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는 이것을 그의 마음에 둘지어다.
전도서 7장 2절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삶을 어둡게 바라보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물질과 소유가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관계와 신뢰가 시간이 지나도 남는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바쁜 이유는 많습니다. 더 좋은 경력을 만들고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 시간을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가족과 동료, 친구와 공동체를 위한 시간이 계속 뒤로 밀린다면 언젠가는 우리가 무엇을 위해 그렇게 바쁘게 살았는지를 다시 묻게 될지도 모릅니다.

일터에서 남는 것도 결국 사람입니다

이 질문은 비즈니스와 리더십에서도 이어집니다. 조직에서는 매출과 성과, 직함과 전문성이 쉽게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과 함께 일했던 리더를 기억할 때 그 사람이 얼마나 높은 자리에 있었는지만 떠올리지는 않습니다.

그때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어려울 때 어떤 말을 건넸는지, 나의 성장을 위해 시간을 내주었는지, 약속을 지켰는지와 같은 기억이 오래 남습니다. 직함이 사라진 뒤에도 사람의 태도와 관계가 기억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좋은 리더십은 성과를 만드는 능력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따로 떼어놓지 않습니다. 탁월한 역량으로 일을 잘하면서도 사람을 소모품처럼 대하지 않는 것, 성과를 내면서도 신뢰를 잃지 않는 것, 자신의 성공을 다른 사람의 성장과 연결하는 것이 일터에서 남는 리더십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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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가 아닌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을 삶을 생각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력서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합니다. 새로운 경력과 자격, 성과를 추가하면서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확인합니다. 그것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기록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는 다른 질문도 필요해집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는가.

브룩스가 말한 추도사용 덕목은 거창한 업적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는지, 함께 있는 사람을 존중했는지, 자신의 성공만큼 다른 사람의 삶도 소중하게 여겼는지를 묻습니다. 어쩌면 이런 것들은 이력서에는 기록하기 어렵지만 삶에서는 가장 오래 남는 것들인지도 모릅니다.

신앙의 관점에서도 삶의 가치는 얼마나 많이 소유했는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사람과 세상을 대했는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습니다. 일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과와 전문성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사람을 살리고 관계를 세우는 방향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언젠가 우리의 이력서가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는 날이 옵니다. 그때 남는 것은 우리가 가진 직함이나 숫자만은 아닐 것입니다. 함께했던 사람들이 기억하는 우리의 말과 태도, 그리고 한 사람의 삶에 남긴 작은 흔적이 오래 남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오늘 만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이력서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쓰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