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을까요?"

왜 모든 문제를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려 할까? 현명한 리더의 판단법

더 똑똑해지는 것보다 덜 어리석어지는 것이 지혜라면, 우리는 무엇을 돌아봐야 할까요? 찰리 멍거의 정신적 모형과 역발상 사고를 통해 판단의 오류를 돌아봅니다.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게 선택하는 지혜를 생각합니다.
LEADERSHIP · DECISION · HUMANITY

우리는 더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많은 정보를 모읍니다. 하지만 찰리 멍거가 오래 강조했던 질문은 조금 달랐습니다. 어떻게 더 똑똑해질 것인가보다 어떻게 덜 어리석어질 것인가. 어쩌면 좋은 판단은 지식을 더하는 데서보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더 똑똑해지기보다 덜 어리석어지기라는 사고를 상징하는 5단계 프로세스 이미지
더 똑똑해지기보다 덜 어리석어지기

좋은 판단은 내가 틀릴 수 있다는 데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현명해지고 싶어 합니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새로운 정보를 배우며 경험을 쌓습니다. 그런데 많이 아는 사람이 언제나 좋은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지식이 많을수록 자신의 판단을 더 쉽게 믿게 되기도 합니다.

찰리 멍거가 남긴 “더 똑똑해지려고 애쓰는 것보다, 덜 어리석어지는 것이 장기적으로 엄청난 이점을 가져다준다”는 말이 오래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삶에서 큰 실수를 만드는 것은 언제나 지식의 부족만은 아닙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순간 보이지 않게 되는 편향과 욕심, 고집이 판단을 흐릴 때가 많습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고집은 잘 알아보면서 자신의 확신에는 관대합니다. 내가 고집을 부리면 신념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하면 답답하다고 말합니다. 확증 편향이나 자기 합리화, 집단의 분위기에 휩쓸리는 일도 그렇게 시작됩니다.

“더 똑똑해지려고 애쓰는 것보다, 덜 어리석어지는 것이 장기적으로 엄청난 이점을 가져다준다.”
찰리 멍거

그래서 중요한 결정 앞에서는 ‘내가 왜 맞는가’를 찾기 전에 ‘내가 틀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생각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판단의 완성은 확신의 크기가 아니라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데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 가지 렌즈로 세상을 다 볼 수는 없습니다

멍거가 중요하게 여긴 또 하나의 개념은 정신적 모형, 즉 Mental Models입니다. 한 가지 도구만 가진 사람에게 세상의 모든 문제가 망치 앞의 못처럼 보이는 것처럼, 하나의 전문 지식이나 경험만으로 복잡한 현실을 설명하려 하면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생깁니다.

경제학은 사람의 행동을 인센티브의 관점에서 보게 하고, 심리학은 우리가 왜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역사와 시스템의 관점은 지금 눈앞의 사건이 어떤 흐름 속에 놓여 있는지를 보게 합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학문을 전문가 수준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제를 여러 렌즈로 바라볼 수 있는 사고의 격자망을 갖는 것입니다.

일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문제를 성격의 문제로만 볼 때가 있고, 조직의 문제를 개인의 능력 탓으로만 돌릴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센티브의 구조, 관계의 역사, 조직문화, 정보의 비대칭까지 함께 바라보면 같은 사건이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역발상 사고와 다양한 관점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한 가지 관점에서 벗어나 문제를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는 사고

성공보다 먼저 실패할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

멍거의 사고법에서 인상적인 것은 역발상입니다. 무엇을 하면 성공할 것인가를 묻기 전에 어떻게 하면 실패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보는 방식입니다. 성공의 조건을 모두 알아내기는 어렵지만 실패를 만드는 조건은 의외로 구체적으로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망치고 싶다면 어떤 선택을 반복하면 될까요. 고객의 신뢰를 잃고 싶다면 어떤 행동을 하면 될까요. 프로젝트를 실패하게 만드는 조건을 하나씩 적어보면, 우리가 피해야 할 것들이 선명해집니다. 지혜가 언제나 새로운 것을 더하는 데서 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에서도 지혜가 생깁니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이 매몰비용입니다. 이미 많은 시간과 돈을 쏟아부었다는 이유로 잘못된 길을 계속 붙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거에 투자한 비용은 되돌릴 수 없는데도 우리는 그것을 포기하기 어려워합니다. 멈춰야 할 때 멈추는 것도 판단의 일부입니다.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에게 기다릴 시간이 생깁니다

리더에게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순간에 확신을 보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아는 것만큼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인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나친 확신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게 만들고, 변화하는 상황을 놓치게 할 수 있습니다.

좋은 판단이 반드시 빠른 판단은 아닙니다. 때로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조금 더 기다리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실수를 막아줍니다. 답을 빨리 내놓는 능력보다 답을 서둘러 내리지 않는 절제가 필요한 순간도 있습니다.

멈추고 기다리며 판단하는 사고를 상징하는 일러스트
빠른 결정보다 때로는 기다릴 수 있는 절제가 필요합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지혜입니다

멍거의 사고법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에는 인간의 한계라는 질문을 만나게 됩니다. 아무리 많은 정신적 모형을 갖추고 분석을 거듭해도 미래를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시장의 흐름도, 다른 사람의 마음도, 내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도 있습니다.

신앙의 관점에서 겸손은 자신을 무능력하게 여기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하나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는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결과까지 내 손에 쥐려고 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그래서 ‘덜 어리석어지는 삶’은 단순한 위험 관리 기술보다 조금 더 깊은 곳을 바라보게 합니다. 탐욕과 자존심이 판단에 끼어들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원하는 결과를 이미 정해놓고 분석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합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순간, 오히려 다른 사람의 지혜와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일 공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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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덜 흔들리는 데서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찰리 멍거의 사고법을 읽으며 흥미로운 것은 지혜가 지식의 양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자신의 편향을 알아차리고, 한 가지 관점에 갇히지 않고, 실패할 이유를 먼저 살피고,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판단의 깊이가 생깁니다.

신앙도 이 지점에서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보다 내가 누구의 자리에 서 있는가를 묻습니다.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맡은 몫에는 성실하고 결과까지 내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태도일 것입니다.

일터에서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판단을 합니다. 그때마다 거창한 지혜가 필요한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다만 한 번 더 내가 틀릴 가능성을 생각하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실패할 이유를 먼저 찾고, 모르는 것은 기다릴 수 있다면 충분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더 똑똑해지는 것보다 덜 어리석어지는 것. 어쩌면 이것은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지는 삶의 지혜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지혜가 들어올 자리가 생기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