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어려움이 사람을 시험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성공 역시 만만치 않은 시험이 될 수 있습니다. 박수와 찬사, 승진과 명예가 쌓일수록 사람은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믿기 쉬워집니다. 그래서 진짜 리더십은 성공하기 전보다 성공한 이후에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지도 모릅니다.
성공은 왜 또 다른 시험이 되는가
우리는 성공한 사람을 쉽게 부러워합니다. 최고의 영업사원이 되었을 때, 승진해서 더 넓은 사무실과 권한을 갖게 되었을 때, 중요한 자리에서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을 때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성공이 우리 안에 무엇을 만들어내는가 하는 것입니다. 동료의 축하를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칭찬을 자신의 본질적인 우월함에 대한 증거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집니다. 나보다 성과가 낮은 사람을 쉽게 무시하고, 나에게 보고하는 사람을 동등한 동료가 아니라 자신의 권위를 확인시켜주는 존재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성공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성공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사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칭찬이 익숙해지는 순간
한 편집장의 개인적인 경험이 있습니다. 잡지의 대대적인 개편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칭찬이 기뻤습니다. 자신이 노력한 결과를 인정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특별하게 느껴졌던 칭찬이 점점 당연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때 자신 안에서 자아가 부풀어 오르는 위험을 발견하게 됩니다.
칭찬 자체가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칭찬을 통해 내가 누구라고 믿기 시작하는가에 있습니다. 사람들의 좋은 평가가 어느 순간 나의 정체성이 되면, 비판은 나를 공격하는 말처럼 들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성경은 칭찬을 하나의 시험으로 봅니다
잠언은 인간의 마음을 매우 현실적으로 바라봅니다. 사람은 어려움뿐 아니라 칭찬을 통해서도 시험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칭찬으로 말미암아 연단되느니라.”
은과 금이 뜨거운 불을 통과하며 불순물을 드러내듯, 사람의 내면도 여러 상황을 통해 드러납니다.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서만 시험받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일이 잘되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되는지가 더 깊은 질문일 수 있습니다.
실패했을 때 겸손해지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도움을 받아야 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성공했을 때는 스스로 충분하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래서 성공은 자신의 필요를 잊게 만드는 방식으로 사람을 시험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높이고 싶은 마음
오늘날에는 자신을 알리는 일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전문성을 보여주고, 성과를 설명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커리어의 중요한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자기 PR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역량을 정확하게 알리고 필요한 사람에게 자신의 가치를 전달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빠지면 다른 문제가 시작됩니다.
다른 사람이 너를 찬양하게 하고 네 입술로는 하지 말지니라.”
이 말씀은 자신의 성장을 포기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려는 조급함에서 한 걸음 물러나라는 지혜로 읽을 수 있습니다. 계속 배우고 좋은 일을 해나가다 보면 그 결과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습니다.
자신을 크게 보이게 만드는 것과 실제로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다릅니다. 전자는 사람들의 시선을 필요로 하지만, 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행동과 관계 속에서 드러납니다.
리더는 자신의 성공을 어떻게 다루는가
조직에서 리더의 위치에 올라서면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도 커집니다. 작은 말 한마디가 격려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권위적인 태도 하나가 조직 전체의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성공 이후에는 자기 인식이 더 중요해집니다. 내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누구의 도움을 받았는지, 내가 가진 능력 외에 어떤 환경과 기회가 있었는지, 지금도 내가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리더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입니다. 자신의 성공을 증명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작게 만들면, 그 순간 리더십의 본질도 흔들립니다. 반대로 자신의 경험과 권한을 다른 사람의 성장에 사용할 수 있다면 성공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공동체의 자산이 됩니다.
성공한 뒤에도 자신을 잃지 않는다는 것
우리는 성공하기 전에는 성공하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인정, 더 높은 자리,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되면 비로소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막상 그 자리에 도착하면 또 다른 질문을 만나게 됩니다. “이 성공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가?”
성공은 사람을 자동으로 좋은 리더로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공은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내면을 더 크게 드러낼 수 있습니다. 작은 권한이 있을 때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칭찬을 받을 때 다른 사람의 공로를 기억하는지, 비판을 들었을 때 방어하기보다 다시 생각할 수 있는지가 그 사람의 깊이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성공을 거부하는 겸손이 아니라 성공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만들지 않는 겸손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잘한 일을 인정하면서도 그 일이 나의 전부가 아님을 아는 것, 사람들의 박수를 감사하게 받으면서도 그 박수가 나를 정의하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쩌면 가장 위험한 순간은 실패했을 때가 아니라 모든 일이 잘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때 우리는 더 이상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더 이상 배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진짜 리더십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 올라간 뒤에도 처음의 자신을 잃지 않고, 함께 걸어온 사람들을 기억하며, 여전히 배울 수 있는 사람으로 남는 데서 깊어집니다. 성공이 나를 높이는 순간에도, 나는 누구인지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어쩌면 성공 이후에 우리가 치러야 할 가장 중요한 시험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