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와 재능을 일에 투자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그만큼의 투자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세스 고딘의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커리어란 단순히 직업을 선택하는 일이 아니라 한정된 인생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라는 사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돈 걱정이 없다면, 지금의 일을 계속할 것인가
몇 년 전 친구가 제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만약 돈 걱정이 전혀 없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시겠어요?”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아니,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거야.” 그 짧은 대답은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왔는지,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디에 사용하고 싶은지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새로운 기회를 향한 경력 변화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커리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은 거창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아주 단순한 질문 하나면 충분합니다. “나는 지금 내 인생의 시간을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가?”
세스 고딘이 말한 ‘일 투자’
세스 고딘의 글을 읽으며 이 질문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는 우리가 매일 시간과 재능과 에너지를 일에 투자하고 있으며, 그중 가장 중요한 선택은 그 투자를 어디에 할 것인가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주어진 가장 큰 선택 중 하나는 바로 그 투자를 어디에 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일은 단순히 시간을 팔고 돈을 받는 행위가 아닙니다. 우리가 가진 가장 귀한 자원인 시간을 특정한 일과 사람과 조직에 계속 투입하는 하나의 투자입니다.
일주일이나 한 달의 잘못된 선택이 인생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관심을 갖지 않는 일에 10년을 보내거나, 자신을 성장시키지 못하는 환경에 오랫동안 머문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시간은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인 선택과 의미 있는 선택 사이
그렇다고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고용 시장은 불확실하고 생계를 위한 책임도 있습니다. 새로운 일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조건과 가족의 상황, 자신의 역량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때로는 지금의 직장을 유지하면서 다음 가능성을 준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책임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삶 전체를 무기한 미루지는 않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이 정도면 괜찮아.” 이런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 10년이 지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가 마주하게 될 질문은 어쩌면 지금과 같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열정을 찾는다는 것은 삶의 방향을 찾는 일입니다
열정이라는 말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는지, 무엇을 배우는 과정에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지, 어떤 일을 마쳤을 때 단순한 보상 이상의 만족을 느끼는지를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하는 일 안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도 있고, 일과 별개의 활동에서 자신의 관심과 재능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새로운 분야를 공부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경험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것입니다.
열정은 어느 날 갑자기 발견되는 정답이라기보다, 여러 경험 속에서 조금씩 선명해지는 방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커리어를 다시 생각한다는 것은 반드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에 마음을 쓰고 무엇을 배우며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지를 다시 살피는 일이기도 합니다.
일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일에 대한 성경의 관점은 일을 단순한 필요악으로 보지 않습니다. 창세기는 하나님께서 일하시고 그 일을 마치신 후 안식하셨다고 기록합니다. 적어도 성경의 이야기 안에서 일은 인간이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그렇다면 일은 돈을 얻기 위한 수단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사용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 기여하며, 자신이 맡은 일을 통해 세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일이 즐거울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고되고 반복적이며 원하지 않는 일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의 의미는 언제나 일 자체의 재미에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누구를 위해 하는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이해할 때 같은 일도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나의 ‘일 투자’는 건강한가
세스 고딘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커리어는 하나의 투자 포트폴리오와도 같습니다. 투자하는 것은 돈만이 아닙니다. 시간과 에너지, 재능과 관심, 그리고 결국 우리의 삶을 투자합니다.
그렇다면 한번쯤 멈춰서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나를 성장시키고 있는가. 내가 가진 재능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나를 살리고 있는가. 그리고 10년 후에도 이 선택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모든 질문에 ‘예’라고 답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아니오’라는 답을 발견하는 것이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 큰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면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관심 있는 분야를 공부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작은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방향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10년 후의 나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
미래의 커리어는 오늘 한 번의 결정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자기 성찰과 작은 실험,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꾸준한 배움이 쌓이면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지금의 일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해서 곧바로 모든 것을 바꿀 필요도 없고, 반대로 지금 안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가장 귀한 자산이 무엇인지 기억하는 것입니다. 돈은 다시 벌 수 있고, 물건은 다시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간 시간은 다시 투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커리어를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 시간을 선택하는 일입니다. 누구와 함께할 것인지, 무엇을 배울 것인지, 어떤 가치를 위해 일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돈이 아니라 삶을 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세스 고딘의 ‘일 투자’라는 표현이 오래 마음에 남는 이유는 일을 바라보는 우리의 익숙한 시선을 조금 바꾸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일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나는 내 인생의 시간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가?”
직업은 바뀔 수 있습니다. 회사도 바뀌고 산업도 변합니다. 어제 중요했던 기술이 내일은 평범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한정된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좋은 커리어란 반드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커리어도, 가장 편안한 직장을 얻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과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삶에 더 가까울 것입니다.
신앙의 관점에서 보면 질문은 한 걸음 더 깊어집니다. 내가 가진 시간과 재능은 정말 나만을 위한 것인가. 내가 하는 일을 통해 누구에게 유익을 주고 있는가. 그리고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삶을 나는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가.
10년 후의 나는 오늘의 나를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그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인생 전체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 내가 어디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지 정직하게 바라볼 필요는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일에 투자하는 것은 시간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