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을까요?"

자기PR과 자기과시의 한 끗 차이: 성공한 리더가 칭찬에 흔들리지 않는 3가지 원칙

AI와 빅데이터 시대,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일까요, 아니면 더 깊은 책임일까요? FTX와 테라노스의 사례를 통해 투명성과 윤리적 리더십의 의미를 살펴봅니다. 성과를 넘어 책임을 다하는 청지기 경영이 지속 가능한 성장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합니다.
LEADERSHIP · CHARACTER

자신을 알리지 않으면 알아주지 않는 시대입니다. 자신의 성과를 설명하고, 강점을 보여주고, 때로는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브랜드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자기PR이 중요해질수록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우리는 자신을 알리는 과정에서 자신을 과장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성공과 인정이 커질수록 오히려 필요한 것은 자신을 더 크게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을 정확하게 바라보는 힘일지도 모릅니다.

성공 후 차분히 미래를 성찰하는 겸손한 리더의 모습
성공 후 차분히 미래를 성찰하는 리더의 모습

자신을 알려야 살아남는 시대

지금은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시대입니다. 회사에서는 자신이 어떤 일을 해냈는지 설명해야 하고,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강점을 표현해야 합니다. SNS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콘텐츠로 만들고, 때로는 자신의 이름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갑니다.

과거에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잘하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좋은 일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능력도 하나의 역량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기PR은 반드시 나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가치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자신의 일을 책임지는 태도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자신을 알리는 것과 자신을 과장하는 것 사이의 경계입니다.

성공은 왜 사람을 달라지게 만드는가

우리는 인생의 시험을 주로 실패와 역경의 순간에서 찾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얼마나 견디는지, 얼마나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보면서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합니다. 그러나 성공 역시 만만치 않은 시험입니다.

저 역시 과거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의 편집장을 맡았을 때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콘텐츠를 크게 개편한 이후 독자들의 반응이 좋아졌고, 많은 사람들이 직접 다가와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반응이 고맙고 기뻤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특별하게 느껴졌던 칭찬이 어느 순간부터 당연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칭찬은 사람을 기쁘게 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실제보다 크게 생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성공의 달콤함은 실패처럼 아프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그 안에 들어 있는 위험을 알아차리기가 어렵습니다.

성공의 정점에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사람의 모습
성공이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될 때

칭찬은 인격을 시험합니다

성공과 함께 따라오는 칭찬은 언제나 같은 의미를 갖지는 않습니다. 어떤 칭찬은 진심 어린 격려이고, 어떤 칭찬은 관계를 위한 말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상대의 환심을 사기 위한 아첨이 섞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칭찬의 종류보다 칭찬을 받는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가입니다. 칭찬을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는 증거로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자신에 대한 판단이 점점 흐려질 수 있습니다.

은은 도가니로, 금은 풀무로, 사람은 그 칭찬으로 단련하느니라.
잠언 27장 21절

잠언의 이 말씀은 칭찬이 단순히 기분 좋은 경험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합니다. 칭찬을 받을 때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내가 감사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 칭찬을 통해 나 자신을 더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가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자기PR과 자기과시는 다릅니다

자기PR이 필요한 시대라고 해서 모든 자기PR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성과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과 자신을 실제보다 크게 보이게 만드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자신의 성과를 말해야 할 때는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어떤 일을 했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설명하는 것은 자신을 과시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책임을 분명하게 하는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PR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보여줘야 하고, 다른 사람보다 앞서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하며, 타인의 인정이 줄어들면 자신의 가치까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자기PR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자기PR을 자기과시로 바꾸지 않는 절제입니다.

칭찬 속에서도 겸손함을 지키는 사람의 모습
인정과 칭찬 속에서도 자신을 돌아보는 태도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겸손은 무엇일까요. 흔히 겸손을 자신의 능력을 낮춰 말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겸손이라기보다 자기축소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진짜 겸손은 자신의 능력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잘한 일은 잘했다고 인정하고, 자신이 가진 강점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다만 그 능력이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잘한 일 뒤에는 함께한 사람들이 있었고, 내가 얻은 기회 뒤에는 수많은 환경과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알고 있는 것보다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겸손은 자신을 작게 만드는 태도가 아니라 자신을 정확하게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겸손한 사람은 계속 배울 수 있습니다

성공 이후에도 성장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신이 모든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비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성공을 혼자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공로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겸손은 리더십의 주변적인 장식이 아니라 배움이 계속될 수 있도록 만드는 태도입니다. 자신을 지나치게 높인 사람에게는 새로운 지식이 들어올 공간이 줄어들지만, 자신에게 아직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계속해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립니다.

자기PR의 시대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우리는 점점 더 자신을 보여줘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경력을 설명하고, 성과를 기록하고, 자신의 생각을 콘텐츠로 만들어 세상에 내놓습니다. 이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질문은 자기PR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닙니다. 무엇을 보여주면서 살아갈 것인가입니다.

자신의 성과만 보여줄 수도 있고, 그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배운 것들을 함께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만 강조할 수도 있고, 아직 배우고 있는 부분까지 솔직하게 인정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무엇을 말했는지만 기억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했는지, 성공한 뒤에도 여전히 배울 수 있었는지, 자신의 공로를 얼마나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었는지를 기억합니다.

BIZMANNA INSIGHT

자신을 드러내는 시대일수록, 자신을 과장하지 않는 사람이 오래 갑니다

자기PR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일을 설명하고, 성과를 보여주고, 자신이 가진 역량을 세상에 알리는 능력은 오늘의 일터에서 실제적인 힘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 보여지는 내가 실제의 나보다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성공은 사람에게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주지만, 동시에 자신을 설명하는 말에 스스로 취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칭찬이 반복되면 그것이 평가를 넘어 자신의 정체성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공한 뒤에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자신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거리인지도 모릅니다.

겸손은 자신을 숨기는 기술이 아닙니다. 잘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그 결과를 혼자 만든 것처럼 생각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나에게 없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들이고, 아직 모르는 것을 질문할 수 있는 여백입니다. 그런 여백이 있을 때 사람은 성공 이후에도 계속 배울 수 있습니다.

리더십에서도 이 차이는 중요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리더와 자신의 능력을 통해 다른 사람을 성장시키는 리더는 비슷해 보이지만 조직에 남기는 흔적은 다릅니다. 사람들은 결국 리더가 얼마나 자신을 크게 보였는지만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 곁에서 자신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는지를 기억합니다.

어쩌면 자기PR의 시대에 우리가 만들어야 할 것은 더 큰 자기 이미지가 아니라, 성공해도 자신을 잃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